· 왜 현장실습을 가고 했나?
솔직히 말씀드리면 처음에는 별로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공고가 뜬 것은 봤지만, 방학 때 가는 것이라는 걸 알고 신청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제 동기친구가 방학 때 현장실습을 간다고 하는 걸 들었습니다. 그리고 왜 가냐고 물어보니 여러 경험차원도 그렇고 2학점을 주는데 나중에 총 학점을 맞추기 위해서와 4학년 때의 활용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라고 대답을 해서, 그때부터 조금씩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괜히 수업시간에도 필요성에 대해서 스스로 생각해보기도하고, 지금 배우는 것들이 어떻게 쓰이는지도 궁금하기 시작했습니다. 실직적인 부분을 봐도 2학점을 주는데, 방학동안 쓸 때 없는 시간을 낭비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차라리 현장실습을 가는 것이 옳은 것 같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렇게 해서 부랴부랴 급하게 신청서를 내었습니다.
· 현장실습을 통해 무엇을 배웠나?
배운 것들을 보면, 지식이나 전공적인 부분에서는 한 달 동안 한 것 치고는 많이 배우지는 않았습니다. 하필 그때 제가 갔던 SKC공장이 셧 다운기간이여서 공장보수 때문에 다들 바쁘셨습니다. 그래도 간간히 멘토님께서 학습 자료나 현장에 몇 번 데리고 다니시면서 장치에 대해서 많이 가르쳐 주셨습니다. 탱크나 반응기의 내부도 볼 수 있었으며, PT검사법과 IRIS검사를 이용한 tube상태 검사방법이라든지, Grinding과 육성용접을 이용한 부식처리방법 등 저의 배정된 부서가 설비기술팀이여서 주로 장치에 대해서 많이 배웠었습니다. 그리고 옛날 장치검사 보고서를 다루는 작업을 했었는데, 보고서마다 사진이 붙어있어서 fouling이나 부식, 손상된 부분 등 시각적으로 인식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 일이 저에게는 정말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고, 보고서 작업을 하면서, 동시에 안의 내용을 습득하게 되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또 한 저에게 있어 이론적인 부분보다 더 큰 배움은 회사생활의 경험이었습니다. 전 이것만으로도 솔직히 정말 만족스럽습니다. 처음 왜 현장실습을 가야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미래에 대한 진로 선택보다는 전 회사생활의 경험을 꼭 해봐야 한다는 걸 알려주고 싶습니다. 각자의 직위에서 상사에게 대하는 태도와 주로 업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역할분담이 무엇인지 어떻게 처리하는지, 회의는 주로 어떻게 하는지, 쉬는 시간 때는 어떻게 보내는지 등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SKC는 개방된 분위기라서 업무시간에도 다들 웃으면서 재미있게 지내는 모습이 많이 보였고, 바쁘더라도 체계적으로 일을 처리해서 막히는 것이 없어 보였습니다. 이 두 가지가 저에게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 현장실습을 통해 배움으로써 무엇을 느끼게 되었나?
저는 앞의 두 가지를 통해 꼭 배운다는 것이 가르침을 받아야 되는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SKC가 셧 다운 시기여서 다들 바쁘셨습니다. 즉 실습생들에게 신경을 써주기가 많이 힘든 상황이였습니다. 할 일은 주셨지만,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배우기는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현장 실습을 와있었고, 그냥 시간을 보내기에는 많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한 보고서 작업이였지만, 처음 보는 내용을 습득하려고 노력했고, 모르는 건 물어보면서 알아갔습니다. 이것을 통해 느낀 건데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의지나 노력에 의해서 사람마다 배우는 양이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50%와 80%의 효과나 나오는 것은 하는 일 때문이 아니라 하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되는 것과 같다고 봅니다.
· 후배에게 한마디
이 프로그램이 방학동안하는 것이라서 그런지 각자마다 생각해둔 계획이 있을 것이고, 미래의 방향에 대한 생각들이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강요는 하지 않지만, 분명 한번은 다들 생각해봤을 거라고 봅니다. 과연 지금 배우는 이론들이 회사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궁금하다는 걸...저 또 한 그 이유 때문에 가긴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가서보면 거의 다 새롭습니다. 간간히 들리는 익숙한 표현들 빼고는 지금 배우는 것들이 무엇을 어떻게 적용하고 시행하는지에 대해서 알기가 어려웠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자기가 알아서 뽑아가야만 했습니다. 그렇다면 좀 배움에 있어서 무의미 하지 않나 싶기도 한데, 제가 중점으로 두고 싶은 건 학과지식을 배우는 것 보다는 회사생활의 경험에 두고 싶습니다. 각자 위치에서 하는 업무들과 상사를 대하는 태도나 각 팀별로 어떻게 일을 처리하고 생활하는지 등 회사 분위기를 알아간다는 것에 큰 의의를 두고 싶습니다. 회사에 들어가 자리에 앉아서 그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해준 것만으로도 현장실습이 무척 만족스러웠습니다. 다시 말하면, 강요는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회사생활을 미리 한번 경험해보는 것도 좋은 공부라고 생각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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