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현장실습을 가고자 했나?
학교에서 글로 배운 지식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3학년이 되니 취업은 눈앞에 다가오는데 아직도 나 자신의 미래에 대한 확고한 목표가 없었다. 단순히 전공을 살려서 대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 뿐.
이번 기회를 통해 내가 앞으로 전공을 살려서 엔지니어라는 직업을 가졌을 때 해야 할 일이 과연 무엇이고, 엔지니어가 과연 사회의 어떠한 존재인지 보고 싶었다. 즉, 아무것도 모르는 나 자신의 현재를 탈피해서 나의 미래를 그려보고 목표를 잡아보고자 현장 실습을 가게 되었다.
·현장실습을 통해 무엇을 배웠나?
이번에 제가 현장 실습으로 다녀 온 기업은 세계최고의 화학기업인 BASF의 지사인, 한국 BASF 울산 화성공장 - EPS 공장이었습니다. 이 공장은 BASF사의 고유한 기술로 발명한 스티로폴과 네오폴을 생산하는 공장입니다. 스티로폴과 네오폴은 우리 생활에서 단열재 및 포장재로 쓰이는 자재의 원료입니다. 즉, 집의 벽재로 쓰이거나 전자제품 등을 구매하시면 보실 수 있듯이 포장재로 쓰입니다. 흔히들 스티로폼이라고 합니다.
이번 실습을 통해서, 제가 평소 배웠던 전공과목 지식을 현장에 대입시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고, Engineer의 책임과 역할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화학공장이 어떠한 루트를 통해 어떠한 시스템을 바탕으로 움직이는지 알게 되면서 안전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요즘 화학공장의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물론 모든 기업이 안전을 강조하겠지만 BASF의 안전제일 주의는 상상 그 이상이었습니다. 이번 실습동안 배운 내용의 80%는 안전에 관한 내용이라는 점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현장실습을 통해 배움으로써 무엇을 느끼게 되었나?
Engineer의 역할이 단순히 공정 전체를 관리하고, 안전을 바탕으로 회사의 전반적인 업무만을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사실인 즉, 현장의 실무자들과의 소통에 힘써야합니다. 정말 소통하기 어렵습니다. 그 사람들은 현장경력 20년 이상의 베테랑들이고 연세도 제일 어리신 분이 45세 정도 입니다. 자신들의 경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고집은 상당히 강합니다. 실습 기간 중에 절반은 현장의 Control Room에 있으면서 엔지니어와 현장직의 마찰을 자주 보았습니다. 확실히 어린 Engineer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보면서 공정만 생각하고 업무만 잘해서 되는 게 아니 구나라고 느꼈고, 사람을 대하기 위한 경험을 쌓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후배에게 한마디
후배들에게도 현장실습을 정말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물론 전공을 살려서 취업하기를 원하는 후배들에 한해서 해당되는 말입니다. 현재 나의 위치를 직시하게 될 것이고 자극제가 될 것 입니다. 많은 것을 바라지 말고 마음을 비우고 실습에 임하면 더 좋겠습니다. 그만큼 받아들여야 할 것이 많습니다. 평소에 서로 어느 기업이 좋다더라, 연봉이 얼마라더라 , 외국계가 칼 퇴근 한다 등의 이런 주제로 하는 친구들과의 대화에 현혹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다 헛소리입니다. 대화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흘려들으라는 것입니다. 이번 군대 내의 사고들을 보면 전방이든 후방이든 군대는 군대일 뿐입니다. 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외국계든 국내기업이든 회사는 회사고, 우리는 말단 직원입니다. 연봉? 성적이랑 똑같습니다. 내가 공부한 만큼 성적 받듯이 일한만큼 받습니다. 당연한 이치 아닌가요? 저도마찬가지고 사람은 이기적이라서 일은 적게 하고 돈은 많이 받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제가 한 달 동안 경험하면서 느낀 것입니다. 다분히 제 주관적인 의견이니 너무 신경 쓰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직접 느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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